지난 12일은 제가 미국에 온지 9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초가을 선선한 날씨가 찾아오는 이맘 때가 되면, 어김없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미국이란 나라가 나에게 얼마나 생소했었는가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미국문화사람들에 왠만큼 적응을 했다고 생각하는 지금,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요

그것은 '미국여자들의 출근길 패션' 입니다. 


물론 뉴욕은 패션의 도시이고,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거리를 누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서 처럼 저정도로 차려입고 출근하는 여성들,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패션쪽 직업을 가진 여자들은 말이죠.


하지만, 제가 이해할수 없는 패션은 저런 것들이 아닙니다. 

보통은 중년의 미국여자들이 자주 보여주는 룩으로,

완벽한 예시가 영화 'SEX AND THE CITY 2' 에 나온적이 있네요. 




바로 이런 패션입니다.


치마 정장 + 운동화의 끔찍한 조합이죠.


영화 '워킹걸' 에서 멜라니 그리피스가 보여주는 패션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런 패션이 대다수는 아닙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여자들이 출퇴근용 신발도 예쁜 플랫슈즈나 샌들, 편하게는 플립플랍 (쪼리) 을 고르지만요.

간혹가다 보이는 물과 기름같은 정장 치마 + 양말 + 운동화 조합 정말이지 안구테러입니다. 

저런 패션을 보는 미국여자들도, 노골적으로 쳐다보지만 않을 뿐이지,

속으로는 ' Eww , So Ugly! ' 이렇게 생각한다고 미국 친구한명이 얘기해준 적이 있습니다.



보통 저런 패션이 나오는 이유는 정장을 입어야 하는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사무직/전문직 여성들이 

걷는 이동량이 많은 출근을 할때, 

남의 눈 전혀 신경쓰지 않고,

패션의 매칭/ 조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무조건 편한 신발을 집어 신고 나오기 때문에. 입니다.





저런 부조화 패션으로 파워워킹을 한 다음,

회사 로비| 로비 화장실| 지하철 안 | 자기 데스크  등에서 

저렇게 구두로 갈아신고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저 신발을 어디서 갈아신는가도 저는 엄청 궁금했습니다. 길바닥에서 갈아신는 사람은 또 잘 못봤거든요)





그렇게 신발을 갈아신고,

회사에서는 이런 펌프스나 비교적 낮은 굽의, 그러나 포멀한 구두를 신고 근무를 합니다.

(이것은 정장을 입고 근무해야하는, 사무직, 금융직, 법조계 등등. 그리고 옷을 잘 차려입는게 덕목인 패션업계도 해당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제가 미국에 왔을때 들었던 또다른 의문점.


회사안에서 구두를 신고, 회사 밖에서는 Flip Flop (쪼리) 같은 걸 편하게 신고 출퇴근을 하는 미국여자들과,

제가 기억하는 한국여자들의 출퇴근 풍경은 다르다는 겁니다.

한국에선 힐을 신고 출퇴근을 하고, 회사에 가서는 실내용 슬리퍼 등으로 갈아신지 않나요?


이쯤에서 저는 이것이 바로 미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다, 라는 결론을 내게 됩니다.






■ 미국   


회사에서는 프로페셔널한 복장으로 있기 위해 구두를 신지만,  

회사 밖에 나와서는 누구의 눈도 신경쓰지 않고 나는 내 갈길을 간다.




■ 한국 


출퇴근길에는 예쁘게 보이고 싶기 때문에 옷과 잘어울리며 스타일리시한 힐을 신지만,

회사 안에서 있는 시간이 더 오래이기 때문에 발건강과 편리함을 위해 슬리퍼로 갈아신는다.




문화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미국은 자기랑 상관있는,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사람들에게는 잘보이고 싶어하나

불특정 다수, 타인의 눈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한국사람들보다는 평균적으로 덜 신경쓰는) 개인주의.


한국은, 불특정 다수의 시선에 민감하나, 함께 일하고 같이 있는 사람들과는 실용성과 편리함이 우선인 집단주의.

말하자면, 집단안에서의 인정과 안정을 추구하는게 미덕인 문화인거죠.


물론 어느곳에나 개인차는 존재합니다.

미국에서도 다른 사람눈에 신경쓰는 사람이 있고, 한국에서도 나는 내 갈길을 간다는 식의 사람이 있죠.

하지만 저는 일반화를 했을때 어느쪽의 사람이 더 많은지에 무게를 두어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요. 


사소한 출근길 문화이지만,

작은것에서도 문화차이가 느껴지는 미국과 한국. 

제가 미국에 살면서 느끼는 다른 점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