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을 미국에서 살았지만, 아직도 볼때마다 저를 뜨악하게 만드는 일들이 있는데요.

어제 친구네 스타트업 회사 오피스워밍 파티에 갔다가 그 중 하나를 목격하고

다시금 뜨악~~ 했기에 오늘은 그것들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1. 가방, 너의 갈곳은 어디?


여러분은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때, 가방을 어디에 놓으시나요? 

물론 문에 고리가 달려있다면 간단히 고리에 걸면 되겠습니다만,

고리가 없다면? 그럼 우리의 가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여자들은 이럴경우 십중팔구, 바닥에 가방을 놓습니다. 

어쩔때는 고리가 있는 문인데도 불구하고 가방을 바닥에 놓는 것을, 

저는 수도 없이 목격해왔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극장 화장실 등 미국 공중화장실 중 가장 더러운 곳들임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가방을 철퍼덕, 바닥에 놓는 모습을 칸막이 아랫쪽으로 목격하고 있노라면 

옆칸의 저의 표정은 이렇게 됩니다. 


안돼 히익~~~



▲ 일반적인 미국의 공중화장실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보통은 이것보다 훨씬 더럽다는 게 함정~~ 



저는 보통 미국인들이 굉장히 깔끔을 떤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데요. 

Hand Sanitizer (손세정제) 도 집착적으로 사용을 하고, 개인의 위생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슈퍼마켓에 가면 살균, 소독 (Disinfecting, Sanitizing) 등의 단어가 각종 제품에 엄청 붙어있구요. 

그런 제품을 또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 것이 미국인들의 일상입니다.


그렇게 세균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이,

세균집결지의 킹왕짱화장실, 그것도 바닥에 

본인이 항상 분신처럼 갖고다니는 가방을 닿게 한다는 것을

저는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까 제가 질문을 드렸던 위기상황, 저도 몇번 맞닥뜨린 적이 있는데요.

문에는 고리가 없고, 볼일은 봐야겠고 한 경우에 저는

가방의 스트랩이나 핸들이 길이가 어느정도 된다면 목에 걸구요. 

그렇지 않은 가방이면 불편하더라도 옆구리에 껴야 합니다. 

그만큼 가방을 화장실 바닥에 놓는다는 건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 아니겠어요? 




2. 미국인들의 짐싸기 


저를 뜨악하게 만드는 또하나는 미국인들의 짐싸는 방법인데요.

미드나 영화를 주의깊게 보면 주인공이 여행용 짐을 꾸릴때, 

신발을 아무것으로도 감싸지 않고 짐에 넣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영화 Up in the Air 에서 보면 조지 클루니가 짐을 싸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신발을 저렇게 고이 포개, 다른 옷가지들과 함께 넣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신발은 지퍼백이나 비닐봉투에 따로 담아, 

옷과 닿지 않게 짐을 싸야 하는게 맞는데

미국에서는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저렇게 짐을 싸는 모습을 보고

저는 큰 충격을 받았지요. 


헉4

세균을 그리 무서워 하면서, 왜? 와이? 

저 신발을 신고 길거리, 공중 화장실 등 온갖 더러운 곳을 활보했을 텐데 말입니다. 

깨끗이 세탁된 옷가지와 맞닿은 신발 밑창. 생각만해도 뜨악스러운 느낌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저를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은 미국인들의 행동들을 이야기해 봤는데요.

저만 이상한거 아니죠? 

다들 화장실 바닥가방쯤 하나 놓는것이고, 

신발을 짐에 넣을때 아무것으로도 안둘러서 넣는거,

그런거 아니죠? ㅎㅎ




최근에 뉴욕 지하철을 탔다가 든 생각을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오래되고 지저분하기로 악명높은 뉴욕의 지하철.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가보다. 하고 타지만

처음에 뉴욕에 왔을때만해도 충격도 이런 충격이 없었습니다. 

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쥐와 바퀴벌레의 천국인 더러운 플랫폼에

찐하게 나는 오줌냄새는 한국의 깨끗한 지하철만 일평생 타고 다녔던 저에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오늘 이야기할 것은 뉴욕 지하철보다도 그 지하철에 출몰하는 거지에 대한 것입니다.

미국도 지하철에 칸을 옮겨다니며 구걸을 하는 걸인들이 있는데요. 

그들의 구걸방식은 한국의 구걸과는 굉장히 다릅니다. 






보통 이분들은 우선 칸사이의 문의 열어 제끼고 당당하게 들어와

목청껏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굿모닝 레이디스 앤 젠틀맨~~~!!!" 이나 

"Can I have your attention, please?!" (여기 좀 집중해 주세요),

"마이 네임이즈 XXXX " 

"I hate to bother you, but 블라블라" (방해해서 죄송하지만, 어쩌고저쩌고) 등으로 말문을 여는 게 보통인데요.


이름을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당당함

소리높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이것이 뉴욕 지하철 걸인들의 특징입니다. 

그 뒤에 레파토리는 물론 거지마다 다르지만요. 


"해고를 당하고 직업이 없어 배를 곯으며 살고있다."

"일하다가 다쳐서 직업을 가질수는 없지만 나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

"나는 홈리스인데, 동전 몇개라도 나눠줄수 있으면 정말 감사하겠다"

"나는 돈이없지만 결코 훔치거나 가게를 털거나 하지 않는다"


이런 레파토리를 간단하게 이야기 한후 공격적으로 칸 전체를 걸어다니며 돈을 구걸하는 것이 패턴인데요.

방해받고싶지 않는 승객들에게는 불문율 같은것이 있습니다. 

절.대.로.

걸인과 눈을 마주치지 말것. 


저도 처음에 미국에 왔을때는, 신나게 떠들며 구걸을 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무슨말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빤히 쳐다보며 이야기를 경청했었는데요.

아이컨택을 하게되면 이 걸인들 아주 공격적으로 가까이 다가와 돈을 요구합니다. 

'날 쳐다본다는 건 돈을 주겠다는 의미가 아니니?' 라는 표정으로 말이죠.


한국에서 가장 흔한 걸인은 맹인 걸인으로 선글라스를 쓰고, 지팡이를 짚고 하모니카를 불거나 

슬픈느낌의 배경음악을 틀어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세상에서 누가 가장 천천히 걷나 대회라도 하듯이, 

슬로우 모션으로 칸을 이동하는 타입이었는데 말입니다.

미국의 걸인은 공격적이어도 너무 공격적입니다.


"I'm sorry, I don't have any change." (미안하지만 잔돈이 없어.) 라고 말하고 넘어갔지만

미국거지의 당돌함에 된통 당하고는 그 뒤로 절대. 아이컨택은 노노.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점 하나.

왜 뉴욕의 거지들은 이렇게 적극적이며, 목소리가 클까요?


첫번째, 대부분의 뉴요커들은 남이 뭘하는지 상관을 잘 안합니다. 

다시 말해서, 일부러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으면 누가 뭘하는지 거들떠도 안본다. 라는 말이죠.

목청껏 소리높여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자기가 무얼 원하는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걸인의 존재와 구걸상황을 알아주지 않을 겁니다. 


두번째, 뉴욕의 지하철은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뉴욕의 지하철은 처음 운행한지 자그만치 100년이 넘은 오래된 시스템입니다. 

열차와 선로들이 오래되다보니 방음처리가 잘 안되고 

늘 치치직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달리게 됩니다. 

문이 닫히면 아주 조용해져서 역과 역 사이를 다니는 한국 지하철과는 반대되는 모습이죠. 

이렇게 시끄러운 열차 안에서 소리질러 이야기 하지 않으면 저쪽에서 무슨 얘길 하는지, 누가 있긴 한건지 잘 모르게됩니다. 그 시끄러움속에서 스토리를 전달해야 하니 목소리가 크지 않으면 안되는 거겠죠?



이렇게 오늘도 미국과 한국의 다름에 대해 느끼고 지나가는 하루 입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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