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한국에서 엄마가 보내주신 소포를 받았습니다. 

일년에 서너번 정도 받는 엄마의 소포를 받을때면 한국에서 EMS로 소포가 부쳐지자 마자 

저는 추적번호를 입력하고 경호원이 대기업회장 안전 감시하듯 시시각각 소포의 행방을 체크하기 시작합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했군, 뉴욕에서 세관을 통과하고 있군, 음 이제 지역 우체국으로 운송중이군.

우리집에 안전하게 도착하기 전까진 결코 안심할 수도 없고, 좌불안석이 됩니다.


소포에 무슨 고가의 미술품이라도 들었을까요? 귀중품을 미국으로 빼돌려 돈세탁이라도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하지만 소포에는 분명 귀중한 물건이 들어있기는 합니다.


말로 설명하기보다 제가 오늘 소포로 받은 물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짜잔~ 바로 이것은~~~ 저희 엄마가 만드신 김치로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가도 맛볼수 없는 저에게는 진귀한 고향의 맛입니다.

6년여동안 직접 담그신 김치를 보내주시는 울 어무이~ 

한참 향수병이 시달리던 때에는 소포를 열고 이 김치 냄새를 맡자마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운적도 있었답니다.


어쨌든 오늘은 제가 이 소포때문에 우체국에서 몇년전에 당한 수모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한국 우체국에서 EMS 로 보내면 뉴욕까지 오는데 이틀이면 오는 이 소포는 주된 내용물이 김치이기에, 

보통은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좀 쌀쌀한 날씨가 되어야 받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소포가 도착한 때는 무려 5월. 

쌀쌀할때는 쌀쌀하지만, 가끔 이상기온이 발생하면 여름처럼 무더워 질수도 있는 알수없는 달이 뉴욕의 5월인데요. 

엄마가 소포를 보냈다는 얘길 듣고, 이제나 저제나 도착하려나, 시시각각 소포를 스토킹하고 있던 어느 날 오후,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나른해져 있을 무렵, 제 핸드폰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인사 한마디 만으로도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는 걸 알수 있었던 여자의 앙칼진 목소리가 수화기 건너편으로 들려옵니다.


“하이, 당신 이름이 OOO 입니까?”

“맞는데요.”


“지금 당신 이름으로 배달된 소포가 우리 우체국에 있어요.

근데 이거 뭐 쓰레기 썪은 걸 보내기라도 한 건가요?

냄새가 너무나서 아무도 만질 수 없으니 지금 당장 와서 가져가세요.”


갑작스러운 속사포 컴플레인에 당황한 저,

“저는 회사에서 근무중이고, 그 안에 든건 김치인데요.”

라고 답하지만 그쪽에선 눈하나 꿈쩍 안합니다.


“난 그런거 상관안해요. 오늘 중으로 가져가지 않으면 버릴테니 그렇게 알고

지금 당장 오세요”


아니, 이게 왠 날벼락입니까.

우체국에서 전화가 왔다는 것부터가 신기한데 

(한국은 우체국택배 이런데서 배달전 문자, 전화 주지만 미국은 그런거 일절 없거든요)

며칠걸려온 국제 우편을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버리겠다니..

내 소즁한 김치인데…


뭐가 어찌됐든 간에, 김치 사수를 위해

그당시 어학연수를 하러 뉴욕에 와있던 제 동생에게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우체국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서둘러 퇴근을 하고 집에 가보니.

동생은 제가 들어오자마자 죽일듯한 표정으로 저를 째려보고있더군요.


동생의 말인 즉슨,

김치가 든 소포를 쓰레기 봉투에 담아 우체국 창고 먼 구석에 쳐박아 두었고,

그것을 가져다 줄때도 무슨 바퀴벌레 보듯이 하며 마지못해 질질 끌고와 건네주었다는 겁니다.


욕심을 내서 꽤나 많은 양의 김치를 보내신 엄마 덕분에 

어릴때 TV 에 나오던 차력사 아저씨가 이빨로 힘겹게 자동차를 끌듯이 김치 냄새나는 쓰레기 봉투 한자락을 어깨에 걸친채 질질 끌면서 걸어서 집에오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홈리스 보듯했다고 방방 뛰는 동생.


그런 동생을 뒤로하고 급히 상자의 냄새를 맡아보니 음… 스멜.

미국인이 맡았다면 기절할 만큼 독한 냄새이기는 하더라구요. 

소포가 오는 도중에 김치를 담은 봉지가 터져서 국물이 다 새고 말았는데

김치국물 냄새 + 약간의 더운 날씨 가 가미되어 상한 김치 쉰내가 되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그 우체국 직원에게 화가 나서 씩씩거렸던 제 마음이 막상 이 냄새를 맡자

조금 누그러 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김치 냄새에 익숙한 한국인도 이렇게 불쾌한 냄새인데 미국인들은 오죽했을까 하구요. 

그래도 소포를 갖다버리겠다고 협박한것이 잘했단 건 결코 아니지만요.


오랜만에 엄마 김치를 받아보니 한동안 잊고있었던 예전의 에피소드가 생각나 적어봤는데요.

한국인의 김치사랑은 유명한게, 

하물며 미국 공항 세관에서도 김치, 김, 고추장 등의 주요 한국음식 고유명사는 안다고 하더라구요.

그만큼 한국인들이 미국올때 많이들 싸와서 알려졌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저도 한국갔다 오는 길에 세관 신고서에

Fermented Cabbage (발효한 배추) 라고 작성해 놨더니, 

음식물을 가지고와서 해야하는 X-Ray 검색대 앞에서 

신고서를 보고 "김치?" 그러더니 그냥 보내준적이 있었어요. 참 신기하더라구요.


이제 한국은 주말이죠? 행복한 주말보내시구요.





얼마전 포스팅에서 미국에서 피부과에 간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미국 치과에 갔던 경험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국은 병원과 의료보험과의 연계를 국민건강 관리공단에서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갈수있는 병원, 갈수 없는 병원이라는 것이 따로 없고 선택의 폭이 자유롭고 넓습니다만,


미국은 건강 보험사의 종류가 천차 만별이고, 의사들이 모든 보험사와 연계되어 있지않아서 

아무리 좋고 진찰받고 싶은 의사라도 내가 가진 보험을 취급하지 않으면 갈수가 없습니다.

(아예 갈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면 무보험자로 처리되어 진료비가 미친듯이, 엄청난 금액이 나오니 갈수가 없는 것이죠)



어쨌든 저러한 이유로 인해, 이직 후, 의료 보험 종류가 바뀌게 되면서 

몇년간 진찰받아온 의사도 여러번 바꿔야 했는데요. 

치과 진료도 그래서 몇번이나 다른 의사에게서 받아봤습니다.


치과 검진을 받기위해 의사쌤를 처음 만나러 가게되면 제가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충치 치료 어디서 하셨어요? “  


라는 질문이 그것인데요.


저는 충치 치료의 거의 95% 이상을 결혼전 미국으로 가기전에 한국에서 새로 싹 받았었습니다.

내구성이 최고라는 이유로 대부분을 금니로 했구요.

그래서 “한국에서 했는데요.” 라고 대답을 하면


미국 치과의사쌤은 이렇게 말합니다.

“ 와우~~ 진짜 아름다워요. 언제 한거죠? “



아름답다고?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소린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음~ 한 6년정도 된것 같아요.” 라고 하면,


“꽤 오래됐는데도 상태가 완벽하네요. 진짜 아름다워요.

(치위생사분을 부르며) 마이클, 이리와서 이거 봐봐요.

진짜 예술이지 않아요? 아주 잘만들었어요.”


그러자 그 치위생사분도 달려와서 제 입안을 구경하며,

“우와~ 정말이네요. 어떻게 이렇게 뷰티풀하게 만들었죠? “


의사쌤과 치위생사분 둘이서 옹기종기 내 금니를 보고 감탄하고 있는 모양새가

너무도 웃겨서 저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웃음을 참았습니다.


한국인 의사들이 손재주가 좋다며, 아주 아트를 만들어놨다고 한참 칭찬을 하던 의사쌤.

제가 보기엔 그냥 금니인 것들이 전문가 눈에는 뭔가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나봅니다.

아무래도 윗니 아랫니 맞춤이라던가, 잘 씹을수 있게 잘 깎아놓은 모양 이런것이겠죠?


한번도 아니고 여러번 그런 말을 듣게 되니, 

미국에 오기전 한국에서 치과치료를 싹 마치고 오기를 참 잘했다는 안도감이 들구요. 

스스로 치료한 것도 아닌데 제가 칭찬 받은양 혼자 괜히 으쓱해 지더라구요.

이상은 제가 한 일도 없는데, 어부지리로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온 저의 미국 치과진료 후기였습니다. 



방문해 주시고 글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드리구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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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있는 결혼식에 가느라고 머리를 해야해서 며칠전 부랴부랴 미용실을 예약했습니다.

벌써 6년째 가고있는 제 스타일리스트에게 정착하게 된 이야기, 

미국에서 미용실 다닌 얘기를 오늘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미국에 와서 초기에는 한국 미용실을 자주 갔었습니다. 

말도 잘 통하고, 미국 미용실보다는 동양인 머리를 잘 한다고 하니까요.

 

연수 시절 알던 언니가 갈라 행사에 갈때 머리를 미국 미용실에 했었는데요,

세상에. 80년대 미스코리아 머리를 해놓았더라구요.

원래는 미국 미용실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 있었지만 

그것을 목격한 이후로는 아, 동양인이 미국 미용실갔다간 저렇게 봉변을 당할수도 있구나 싶어서 

그 뒤로는 아예 갈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믿고 간 한국 미용실에서도 몇번이나 제 머리가 봉변을 당했다는 겁니다.

여리여리한 느낌의 단발을 하고 싶어서 이런 사진을 가지고 가면,




스타일리스트 분이 꼭 본인의 느낌대로 해석을 해서 머리를 잘라주는 일이 생깁니다.


“손님은 좀더 짧은 기장이 더 어울리실 것 같아요. 조금 짧게 해볼게요.”


동의를 구하는 듯 마는듯 벌써 본인의 느낌대로 가위질은 화려하게.

얼마후 거울을 보면 제 머리는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이건아니쟈나~~

아무리 손이얼이라고 해도 사진까지 가지고 왔는데 맘대로 잘라놓으면 안되는 거쟈나~~


초롱초롱한 눈으로 

“어때요?” 

라고 묻는 스타일리스트에게 "내머리 내놔~~" 라고 외치고 싶지만,

이왕 잘려나간 머리 기분만 상하게 하면 뭐하나 싶어


“네~ 나름 가볍고 좋은 것 같아요”

라고 마음에도 없는 나이스한 코멘트를 날려주며 씁쓸한 마음으로 미용실을 나서기를 여러번ㅠㅠ


그 뒤 필사적으로 인터넷을 뒤지고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 찾아낸 일본미용실에서

저는 구세주같은 지금의 스타일리스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가 느낀 일본 미용사의 특징들은 이렇습니다.




1. 가지고간 사진 그대로에 충실하게


제가 사진을 가지고 가면 그 사진을 찬찬히 살핀후, 머리를 자르면서도 20번은 넘게 사진을 다시 훑어보며 

제가 원했던 그 사진 그대로 재연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리스트의 모습은 가히 감동이었습니다. 

손님이 사진을 가지고 가서 보여준다는 것은, 

‘이 사진을 보고 알아서 해석한뒤 창조적으로 머리를 해주세요’ 가 아닌, 

‘이 사진에 있는 그대로 머리를 만들어 주세요’ 라는 의미라는 걸 잘 알아주는 제 스타일리스트는 그야말로 한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2. 커트는 가위로, 바리깡이 뭔가요?


한국미용실에서 제가 불만이었던 점 중 하나는, 단발 커트를 할때 무분별하게 바리깡을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짧은 단발을 즐겨하던 저는, 뒷머리를 민둥민둥 바리깡으로 밀어내는 것이 세련되지 않아보이고 그렇게 싫더라구요.  

머리끝 기장을 균일하게 정리할 때 바리깡을 사용하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렇게 정리를 하게되면 끝부분이 너무 똑같은 길이가 되어 몽실이 머리가 되기 십상이더군요.




3. 1시간 커트는 기본


제가 다니는 일본 미용실에서는 모든 커팅을 가위로 하다보니 간단하게 단발 커트를 하는 것 뿐인데도, 1시간은 기본으로 걸리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미용실에서 30분이면 커트가 끝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커트하나도 공들여 해주는 서비스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장점들이 일본 미용실이기 때문이 아니라, 제 스타일리스트가 실력이 좋아서 일수도 있습니다. 또 제가 한국 미용실에서 한 재앙스러운 머리들도 실력이 안좋은 스타일리스트를 만나서, 운이 안좋아서 였을 수도 있겠죠. 어쨌거나 저의 경우 이런 일들 때문에 미국에서 머리를 할땐 일본 미용실에 정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살기 시작한 초기에는 펌같은 나름 큰 건수는 모아놨다가 한국에 가서 하곤 했는데요. 그땐 한국이 꽤 차이나게 저렴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몇년동안 한국 가서 머리를 해보니 미국 뺨치게 비싸졌더라구요.ㅠㅠ

세팅펌, 트리트먼트, 커트 이렇게 해서 26만원을 주고 머리를 하고나니 제가 한국에 있는건지 미국에 있는건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ㅎㅎ

물론 미국은 똑같은 가격이라도 팁을 줘야하니 더 비싸지긴 하지만요.

글을 마무리 짓기전에, 혹시나 미국에서 미용실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을 위한 팁을 하나 드리자면

실력 좋은 미용사를 찾을 때에는 ‘Up-Do’ (올림머리) 잘하는 스타일리스트를 찾아서 머리를 하시면 좋습니다.

올림머리를 잘한다고 커트나 다른 머리를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겠지만,

왠간히 실력이 있지 않고선 잘 못하는 머리니까요.





제가 미국에서 한국 음식 다음으로 많이 먹게 되는 음식은 햄버거도, 스테이크도 아닌 중국음식입니다. 

어학연수 시절에는 저렴하고 입맛에 잘 맞는데다 여러군데 편리하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먹었구요. 

지금도 비슷한 이유이긴 한데 저녁에 빨리 배달을 시켜서 먹기 편하기 때문에 자주 먹게 되네요.


한국에는 한국식 중화요리인 짜장면이 있듯이, 미국에도 미국식 중화요리가 있습니다. 

미국  영화나 TV에서도 자주 나와서 아마 익숙하실 텐데요. 

제가 처음 봤던 것은 HBO 시리즈인 섹스앤더시티에서입니다. 주인공 4명 중 하나인 미란다는 저녁을 늘 혼자 중국음식배달을 시켜먹는데, 어느날 배달 주문 전화를 받은 가게 직원이 미란다가 주문을 하기도 전에 메뉴를 줄줄 읊으며 "맨날 똑같은 거 시키잖아요" 라고 놀렸던 장면이 기억에 납니다.


최근에 알게된 미국의 중화요리 음식점에 대해 가장 놀라웠던 점은 

미국 전역에 있는 맥도날드, 웬디스, 버거킹, 피자헛 점포수를 모두 합친 것 보다도 

중국음식점의 숫자가 많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음식점 41,000개 이상> 패스트푸드 체인 4개의 합 - 약 34,900개 

= 맥도날드 14,000 여개+ 피자헛 7,700여개 + 버거킹 7,100여개 + 웬디스 6,100여개


숫자로 보니 더더욱 잘 느껴지는 미국인들의 중화요리 사랑, 대단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수를 자랑하는 중화요리 음식점에는 대표적인 메뉴들이 몇개 있는데요. 모르고 지나치면 그냥 중국음식인가보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 음식들은 사실, 중국에는 없거나 다른 버전으로 존재하지만, 미국에서 재탄생된 요리들이랍니다. 그중 몇개를 소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General Tso’s Chicken 제너럴 차오스 치킨




청나라의 유명한 장군이었다는 좌종당(左宗棠) 의 성을 본따 만들었다는 이 음식은 1970년대에 뉴욕에서 처음 소개된 음식으로, 중국의 후난 지방음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매콤함을 줄이고 단맛을 강조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요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중국에는 이런 맛의 같은 음식이 없다고 하는데요. 미국식 중화요리의 대표격인 이 음식은 먹어보면 딱 미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이랍니다. (닭튀김 + 약간 매콤한듯 하지만 달달한 소스맛 - 미국인 기준에서 약간 매콤함임. 한국인 입맛에는 매움의 매자도 안느껴짐)



2. Beef with Broccoli 소고기와 브로콜리





소고기와 브로콜리를 간장과 굴소스에 버무린 나름 간단한 요리로, 익숙한 간장베이스기에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접근성이 있는 대표적인 미국식 중화요리입니다. 막상 중국에는 서양 브로콜리가 수입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구요, 이 음식은 미국에서 자기네가 쓰는 흔한 야채인 서양 브로콜리를 넣어 변형시킨 중화요리랍니다.



3. Crab Rangoon 크랩 랭군, 게살 크림치즈 만두




게살과 크림치즈, 파 등을 넣고 만두피로 싸서 튀긴 요리로, 중국음식점에서 애피타이져(전채)로 인기있는 음식입니다. 중국에서 대대로 크림치즈를 즐겨먹었다? 라는 건 말도 안되겠죠? ㅎㅎ 1950년대에 미국에서 소개가 되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음식이며, 정확한 유래는 며느리도 모른다는데, 미국에서 누군가가 발명한 음식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입니다.



+보너스





To-go Box 투고 박스 , 혹은 Chinese Takeout Box  중국음식 포장 박스



미국의 중국식당에서 포장음식, 배달을 할때 쓰이는 이 박스 의 오리지날 명칭은 Oyster Pail (굴 통)인데요. 

지금은 중국 배달음식점들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이 박스는 사실, 1894년에 시카고의 한 발명가가 굴을 담기 위해 만든 박스입니다. 굴을 담는데 사용되다가 2차대전 전후에 중국식당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점점 널리 퍼져 지금은 중국식당과 가장 연계성이 높은 상징적인 물건입니다.  종이로 되어있고, 안에는 왁스로 코팅되어 보통 국수, 밥, 튀김 종류등 국물없는 음식류가 담기는 이 박스는 정작 중국에 가면 볼수가 없다는데요.  미국에서 이 박스의 2/3 를 공급하는 회사는 Fold-Pak 이라는 미국 회사라고 하니. 미국과 중국의 문화가 혼합된 미국의 중화요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물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전에 보았던 미국의 중화요리에 관한 TED 강의에서 강연자가 했던 재미있는 말이 생각이 나네요.

맥도날드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처럼 패스트푸드를 평준화하고 규격을 정해서 혁신했다면

중국음식리눅스 Linux 와 같이 오픈된 소스로, 어느나라에 가서든 적응해서 자신만의 버전으로 쓰이게 된다- 는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중국음식은 어느 나라에 가든 카멜레온같이 적응하며 그 나라에 맞는 새로운 중화요리를 선보이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음식도 그런 트렌드로 나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미국에서도 불고기 슬라이더, 김치 타코 등등 심심치 않게 한국식 퓨전요리를 볼수 있으니까요.







어제는 드레스 쇼핑을 하느라 2시간여를 뉴욕에 있는 백화점 버그도프 굿먼블루밍데일즈에서 보냈습니다.

당장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에 참석해야할 중요한 결혼식이 2개나 있는데,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제 옷장에는 미스테리한 블랙홀이라도 있는건지 입을 게 하나도 없었기에

드레스 사냥에 나서게 된 것이었죠. :)

쇼핑을 하다보니, 제가 미국에 처음왔을 때 쇼핑하다 생겼던 에피소드가 생각이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뉴욕에 와서 정말 초기에 MACY'S 에서 신발 쇼핑을 하고있던 어느 날이었는데요.

우선 미국의 신발 쇼핑은 이렇게 진행이됩니다. (백화점일 경우)



  1. 맘에 드는 신발을 고른다

  2. 직원에게 본인의 사이즈를 말한다

  3. 사이즈별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가지고 다니는 직원이 신발의 모델명/고유번호를 입력하고 그 사이즈의 수량이 있는지 확인해준다 

  4. 주변에 비치된 의자나 쇼파에 앉아 직원이 신발을 갖다주기를 기다린다 

  5. 신발을 신어보고, 거울을 보고, 사이즈가 맞나 체크해보고 맘에 드는지 판단한다

  6. 직원에게 이것을 살것이다, 혹은 이러이러해서 맘에 안드니 다른 것을 더 보겠다 라고 말한다

  7. 맘에 들어서 살 경우, 직원이 신발을 계산대로 가져가며 따라오라고 한다

  8. 계산대로 직원을 따라가 계산을 하고 물건 구입을 마친다




브랜드 매장별로 담당직원이 따로 있는 한국과는 달리, 
대부분 미국 백화점에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며 

한 직원이 여러 브랜드들을 함께 판매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이 브랜드 저 브랜드 넘어다니며 손님을 응대하기에 바쁘고, 

사람이 아주 많은 백화점의 바쁜 시간대에는 직원들에게 도움받기조차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유동인구가 차고 넘치는 맨하탄 34번가 MACY’S 는 그런 경우가 많았었네요.

(최근에 갔더니 싹 레노베이션을 해서 깔끔한 모습의 신발 매장이 2층에 있던데, 예전에는 5층에 돛대기시장같은 느낌으로 자리했었습니다.)



어쨌거나, 신발 쇼핑중이었던 저는 맘에드는 신발을 고르고, 

겨우겨우 직원을 한명 골라잡아 (?) 사이즈를 문의해서 구두를 신어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이 한동안 얼굴이 보이질 않자 성질 급한 저는 주변에 있는 제 2의 직원에게 

또 다른 신발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한국에선 한 매장에 직원이 여럿있으면 서로 협동해서 도와주고,

판매의 성사를 위해 같이 일한다. 라는 느낌을 받았던 저라서

당연히 다른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했던 것인데요.

(제가 한국 백화점의 생리를 잘 모르고 순진하게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선, 정확히 말해서 커미션이 수입의 전부인 미국 백화점의 특정 부서에선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때 이렇게 양다리를 걸쳐선 안된다는 걸 몰랐던 거였습니다.


제 2의 직원이 새로운 신발을 신어보고 있는 저에게 코멘트를 날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바람처럼 나타난 첫번째 직원이, 그 제 2 의 직원의 존재는 싹 무시하고 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이 때부터 뭔가 안좋은 느낌을 감지했었지요.

신발을 고르는데만 정신이 팔려있고,직원들의 커미션 같은 것에 대해선 무지했던 저는

고민고민하다 제 2의 직원이 가져다준 신발을 선택했는데요.


첫번째 직원, 재빠르게 신발을 들고 계산대로 걸어가며,

차가운 말투로 두번째 직원에게 말합니다.

내가 먼저 도와주고 있었어'


그러자 두번째 직원, 지지않고 계산대로 따라오며 말합니다.

'그 신발 내가 가져다 준거야'


아니, 얼마 하지도 않는 신발 한켤레에 그때부터 시작된 두 여자들의 안구 레이져쇼.  

서로 '이구역의 미친 X 은 나야' 라는 듯 눈빛싸움, 기싸움을 펼치고 있는 동안 

저는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손님들이 앞에 있으니 본격적으로 싸움을 할수는 없지만, 낮은 목소리로 왜 자기손님인지에 대해 계산대 너머로 설전 중인 두 직원을 앞에두고 든 저의 생각은.


내가 양다리(?)를 걸치는 바람에, 두 직원이 쌈을 하게 생긴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손님이 앞에 있는데, 자기들의 권리주장이 먼저인 그들의 서비스정신에 약간 언짢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혼합된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연륜이 좀 더 있어보였던 첫번째 직원이 위너가 되었구요,

그녀는 당당한 승리의 미소로 계산을 도와준 뒤, 좋은 하루 보내라며 저에게 활짝 웃어주었는데요. 

저는 같이 웃어줄수가 잘 없더라구요.

그 웃음 뒤의 대단한 파이터 느낌 아니까~


어쨌든 이 일이 있은 뒤로는,

백화점 쇼핑에서 직원의 도움을 구할때는, 꼭 그 직원이 얘기해주는 자기이름을 잘 듣고 외워놨다가

다른 직원이 '뭘 도와드릴까요?' 라고 물어오더라도. 'OO가 나를 도와주고 있어요.' 라고

말을 해서 직원들간의 빅매치를 미연에 방지하게 되었답니다.


이상 미국에서 아마추어같이 쇼핑하다 난감했었던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세일즈의 세계는 참으로 경쟁 심하고 가차없는 곳 같습니다.

그래서 세일즈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만큼 대인관계, 손님과의 릴레이션십 쌓기, 편안하게 대화이끌어가기 등의 여러 스킬이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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