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에는 강요에 의해 독후감을 썼었는데, 시계를 돌려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자발적으로 TV쇼 감상문을 작성한다. 

특히나 나의 사고와 인생을 보는 눈에 조금이라도 임팩트를 주는 티비쇼일 경우에는, 마음의 파동이 없어지기전에 한시라도 빨리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조바심에 발을 동동거리며 컴퓨터 앞에 앉게 된다. 


정말이나 오랜만에 세상을 보는 눈에 깨우침을 얹어준 티비쇼였다. Black Mirror는.

매 에피소드마다 전혀 다른 스토리가 펼쳐지고, 가끔은 이상하고 기괴하지만 미래에 대한, 현재에 대한, 기술과 사회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고, 우리가 지금 가고있는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하는 아주 기이한 매력의 쇼. 

테크쪽과 밀접한 분야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더더욱 인상깊은 쇼였다. 


  • 1시즌 3 에피소드 (2011년 Channel 4 에서 방영)
  • 2시즌 3 에피소드 (2013년 Channel 4 에서 방영)
  • 보너스 에피소드 (2014년 Channel 4 에서 방영) 


지금까지 나온 에피소드는 이렇게 7개이며, 2016년 5월 현재 넷플릭스(Netflix) 에서 시청할수 있다. 

시즌 3는 1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넷플릭스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Channel 4 가 아직 독점권을 가질거라고 들었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봤던 에피소드는 시즌 2의 두번째 에피소드 White Bear. 


세상의 모든 일들이 방관자적 모드에서 관찰되고, 그 어떤것도 엔터테인먼트화 되고 있으며, 그 모든 것들을 "즐기며", 의심없이 한 무리가 되어가는 대중. 

정당화 될수만 있다면 그 과정이 도덕적으로 옳든 옳지않든 대중은 스크린을 이용한 무심한 관찰을 즐기며 무엇이든 함께 할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은 작든 크든, 현재에도 만연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 


신기한 일을 보게되면 반자동적으로 핸드폰과 카메라를 꺼내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된 지금, 우리는 그런 우리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한번이라도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이 에피소드를 본 이후에 며칠동안 마음에 파동이 잔잔히 남아있었다. 


핸드폰, 티비, 모니터 이 모든 기기들은 전원이 꺼지고 나면 희뿌연 우리의 잔상을 보여주는 검은 거울(Black Mirror) 일뿐이다. 

우리는 그 언제보다 빠른 속도로 검은 거울에 잠식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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