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거울을 보다가 문득 새로 생겨난 들을 발견했어요. 

몇년전부터 스멀스멀 쥐도새도 모르게 생겨나는 자잘한 점들이 자꾸 늘어나는데, 신경안쓸려고 해도 자꾸 눈길이 가네요.


이런 점들이 막 생겨나기 시작할 무렵, 제 얼굴에 있는 점들을 일괄적으로 정리할 겸 

미국에서 피부과를 방문했었는데요.

악명높은 미국의 의료비 때문에 점빼는 비용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는 있었습니다만,

점빼러 간 병원에서 문화 충격을 느낄지는 몰랐었네요.





우선 문진과 함께 제 얼굴을 체크하던 의사쌤이 무엇때문에 왔냐고 물어보시길래 

'나이가 들어가며 자꾸 얼굴에 점들이 생긴다. 그래서 그것들을 다 빼러왔다.'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의사쌤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이런것들은 그냥 다크 스팟 정도이지, 뭐 꼭 뺄 필요없을 것 같은데 왜 굳이 빼려고 하느냐.'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점을 빼는데 얼말까?! 미국에선 어떻게 뺄려나?'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던 저는

갑자기 의사쌤에게 제가 왜 점을 빼고 싶은지, 왜 빼야 하는지 설명을 해야했습니다. 

장황히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쌤은 별로 설득이 안된 눈치.

하지만 어쨌든 제가 빼고 싶다고 하니 그러마 하고, 방법과 비용에 대한 이야기에 들어갔는데요.


1. 제가 간 병원에서는 큰 점을 빼는 용으로 마취 + 칼로 빼는 방법만 있다는 것.

2. 레이져로 점을 빼려면 스페셜리스트에게 가야 하며, 미용목적으로 빼는 점은 보험처리가 되지 않아
비용이 300달러 (한화 33만원 가량) 혹은 그 이상이라는 것.


사실 제가 빼고 싶었던 건 아주 희미한 것을 포함해 10개 정도가 되었는데

비용이 많을까봐 추려서 그중 5개만 빼겠다고 말했던 거였거든요. 

빼고싶은거 다 빼지도 못하는데 300달러나 내라고오??

그 비용 3배만 하면 한국가는 비수기 항공편 살수 있쟈나~ 

그런 밑도 끝도 없지만 왠지 설득력 있었던 비교를 스스로 해보며. 


의사샘에게 솔직히 말했습니다. 

'그 비용이면, 차라리 다음에 한국에 갈때 점을 빼는 게 나을 것 같네요. 

한국은 점빼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거든요.'


쿨한 의사쌤~ 저에게 동의를 하시며, 아마 거기가 레이져 기술도 더 좋을 거라며 맞장구를 쳐 주시더군요.


어쨌든 꼭 빼야 되는 점만 뺀다는 것이 그 의사쌤의 특이함인지, 

미국인의 보통 생각인지 궁금해진 저는

주변 여기저기에 저의 점 얘기를 하며, 의견을 묻기 시작했었는데요.



   


▲ 뷰티마크의 대명사, 신디 크로포드 & 뷰티마크계의 신흥강자 케이트 업튼.


그때 알게된 것이, 미국인들은 점이 왠간히 흉하지 않고서는 '점' (Mole) 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더더군다나 '이쁜 점' 혹은 '매력 점'뷰티마크 (Beauty Mark) 라고 부르더군요.

이도 저도 아닌 희미한 것들은 다크 스팟 (Dark Spot) 이라고 부르구요.


보통 점(Mole) 이라 함은 크기가 크거나, 위치나 모양이 좀 이상해서 보기 흉하거나,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의료용어가 아닌 일반인들이 점 Mole 에 대해 이야기 할때 말이죠)


그리고 미용목적으로 하는 점치료는 보험처리가 전혀 안되어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그러니 왠간한 점이 아니고서야 그냥 받아들이고 매력으로 승화시켜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일 수밖에요. 


한국에서는 점을 빼는 것이 깨끗한 피부의 기본(?) 인데 

미국에서 간 병원에서 상담을 한 후 저는, 제가 '미용에 과도하게 집착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돌아왔답니다.


결국 저는 이 신경쓰이는 점들을 모아(?) 놨다가 나중에 한국갔을때 몰아서 뺐구요.

미국에서의 피부과 방문은 이렇게 문화 충격으로 남게 되었네요.


방문해주시고 글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하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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